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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시각 예술, 4인의 작가를 만나다.

 
미적인 감수성을 표현해내는 기술이 다양해지고, 우리 사회에 예술적 영감을 주는 컨텐츠들이 넘쳐나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시각 예술가들이 주목받고 있다. 시각 예술(視覺 藝術, Visual art)은 예술의 한 형태로, 회화, 조각, 판화, 소묘, 사진, 영화, 비디오 아트와 컴퓨터 아트에 이르기까지 시각에 의해 인식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다양한 표현 형식이다. 아이엑스디자인은 선선한 날씨에 하늘이 높은 가을, 4인의 시각 예술가들을 만났다. 우리와는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그들은 어떤 사람일까?
 
 
 
 
 
 
"세상은 수많은 셀(cell)로 이루어져 있다."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
Pixel Artist Joojaebum
Web: joojaebum.com
Instagram: @joojaebum
 
그래픽 기술이 지금처럼 발달하기 전, 컴퓨터 속 세상은 작은 점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래픽 아티스트들은 수없이 많은 도트를 찍어가며 야자수가 드리운 해변가, 도시의 야경과 사람들을 표현했다. 비록 지금은 CG와 실사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기술이 발전했지만, 아직도 도트 그래픽, 픽셀 아트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그 그래픽을 보고 있자면, 놀라움과 감동 어린 시선으로 모니터 속 세상을 바라보던 우리의 지난날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주재범은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다시금 주목받는 픽셀 아트 분야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아티스트다. 2000년대부터 작업을 시작한 픽셀 아트로 수많은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했고, 다수의 개인전, 단체전과 초대전을 개최했다. 인터뷰를 위해 그의 작업실을 찾았을 때 어쩐지 친숙함을 느꼈던 것은, 작업실 여기저기 걸려있는 그의 작품들이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서였을까 아니면 난생처음 만나는 주재범 작가의 얼굴이 그동안 보던 그의 픽셀 자화상과 너무 닮아서였을까? 어렸을 적 친근하고 모르는 것이 없던 동네 형을 만난듯한 기분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Q. 픽셀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어렸을 때부터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게 됐는데, 잘 그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주로 실제와 똑같은 그림을 많이 그렸다. 거기다가 애니메이션은 여러 아티스트들이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드는 팀 작업이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내 색깔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더라. 20대 때 그렇게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점점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나의 색깔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는 아직 싸이월드 열풍이 식기 직전이어서 나도 미니홈피를 운영했었는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림으로 나를 표현하고 싶었다. 프로필을 위해서 여러 그림을 그려봤지만, 그림은 잘 나오는데 내 색깔은 잘 드러내지 않는 그림들이었다. 포토샵을 열어놓고 고민을 하다가 포토샵의 격자무늬 빈 레이어를 채우려는 데 아무 생각 없이 도트를 찍다가 내 얼굴을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해봤다.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그걸 프로필 이미지로 사용했고, 주변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그걸 보고 지인들이 자기 얼굴도 도트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많이 받았고, 그러다가 결국 업무 외 시간에 내 전화번호부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도트로 표현해나가는 개인 프로젝트까지 시작하게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내가 픽셀 아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인 것 같다.
 
 
Q. 픽셀 아트만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요즘 3D 애니메이션이나 최신 게임들을 보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해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그래픽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이런 와중에도 픽셀 아트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과거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한창 픽셀 아트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무렵, 표현력을 높이고 싶어서 과거의 도트 그래픽 이미지들을 참고하곤 했었다. 과거의 레트로 게임들이 대부분 도트 그래픽으로 만들어졌는데, 내가 어릴 적 게임을 하면서 보고 자랐던 모니터 속 세상이 추억으로 다가오며 재미있고 좋았다. 그리고, 그때는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넘겼던 표현 방식들이 새삼 다르게 보이면서 내 표현 방식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픽셀 아트를 다시 접하는 내 세대의 많은 사람들도 아마 비슷한 향수를 느끼는 것 같다. 또 다른 픽셀 아트의 매력을 꼽자면, 한정된 공간 안에 작가만의 방식으로 대상을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관객들도 공감과 재미를 느낀다는 것.
 
 
 
 
Q.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지난 9월 1일까지는 롯데 애비뉴엘에서 개인 전시를 마쳤고, 지금은 의류 편집 브랜드 1LDK와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1LDK 매장에 작품 일부를 전시하고, 별도로 콜라보한 작품도 작업 중이다. 내 작업을 픽셀 아트만으로 한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베이스도 있어서 픽셀아트와 애니메이션을 접목한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도 이어갈 계획이다.
 
 
 
 
 
 
"My style of collage art is a way of reinventing and celebrating the past"
 
콜라주 아티스트 Karen Lynch
 
Collage Artist Karen Lynch
 
Web: leafandpetaldesign.com
 
Instagram: @leafandpetaldesign
 
학창 시절 미술 시간에 잡지를 오려 풀로 붙이며 자기만의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콜라주(Collage)는 ‘풀로 붙인 것’이라는 뜻으로, 20세기 초 파블로 피카소 등의 입체파 화가들이 그들의 유화 작품 한 부분에 신문지, 악보 등의 인쇄물을 붙여 ‘파피에 콜레(Papiers colles)’라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 콜라주 아트는 1920년대부터 30년대에 걸쳐 가장 유행했던 시각 예술의 장르이며, 기성 인쇄물을 재해석해 작가만의 독자적인 색깔을 표현할 수 있다는 특징과, 환상적이거나 풍자적인 표현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널리 사랑받아왔다.
 
최근에는 앨범 커버, 광고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많은 콜라주 아티스트들이 활동하고 있다. 아이엑스디자인이 만난 콜라주 아티스트는 호주의 얼터너티브/포크 뮤지션 Bernard Fanning의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이름을 알린 Karen Lynch다. 풍성한 색감과 표현으로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만들어가는 그녀를 서면 인터뷰로 만나보았다.
 
Moon Ritual (2018) ©Karen Lynch, Leaf and Petal Design
 
Q. 콜라주 아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A. 콜라주 아트는 독학으로 배웠다. 대학교에서는 영문학과 영상을 전공했고, 원예무역 관련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한때는 엔지니어링, 건설/건축 업계에 몸을 담기도 했다. 이런 다양한 배경들이 언뜻 나의 작업과 무관하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나의 작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든 요소들이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0년쯤 전부터 빈티지 매거진과 드레스 패턴 카탈로그를 모으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재사용해서 나만의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처음에는 가위로 오리고 풀로 붙여서 만든 콜라주 작품들을 Instagram 계정에 업로드 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다가 2016년에 광고 에이전시와 음반사로부터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고, Bernard Fanning의 앨범 Civil Dusk/Brutal Dawn의 자켓에 내 작품을 사용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해당 앨범이 2016년 호주 음반산업협회 선정 Best Cover Art를 수상하면서 콜라주 아티스트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Lunar Beach (2017) ©Karen Lynch, Leaf and Petal Design
 
Q. 작업 방식과 스타일에 대해 듣고 싶다.
 
A. 내 작품은 딱히 사회적인 이슈나 인도주의적 아젠다를 담고 있지는 않으며, 차라리 소재나 색감에 대한 접근으로 작업을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내 작업 스타일은 빈티지한 이미지를 레트로퓨처리즘 디자인과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주를 이루며, 강렬한 컬러 팔레트와 부드러운 건축물들의 라인을 선호한다.
 
Valiant Valenzia (2016) ©Karen Lynch, Leaf and Petal Design, hand cut vintage paper
 
Q. 콜라주 아트 작업을 통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사람들이 사랑하는 훌륭한 예술 작업을 계속하고 싶다. 이번 10월에는 워싱턴에서 “Copyright Bandits”라는, 콜라주 아티스트들의 단체전시에 참가하는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게도 작품을 알리고 싶다. 그리고 초대형 콜라주 아트를 수제로 제작해 본다거나, 나의 콜라주 아트 기술을 애니메이션 분야에도 사용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
 
 
 
 
 
 
“한옥만이 가진 특징과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요”
 
한옥 일러스트레이터 정상운
Hanok Illustrator Jungmokeyewoon
Instagram: @artjeongmokeyewoon
 
늘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매거진 에디터들에게는 SNS 탐색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트렌드를 읽고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무척이나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옥 일러스트레이터 정상운 군을 처음 발견한 것도 SNS였다. 극도로 세밀한 펜 터치와 완성도 있는 한옥 일러스트레이션에 한번, 이런 그림을 그려낸 사람이 아직 고등학생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 ‘언젠가는 이 친구를 독자 여러분들께 꼭 소개하리라’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1년 정도 남몰래 짝사랑하던 마음을 가다듬고 정상운 군을 만났다. 상운군은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리던 날, 한옥을 개조한 커피숍으로 교복을 입고 찾아왔다. 생각보다 더 앳된 얼굴의 그와 인터뷰를 하고 난 뒤의 감상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길 정말 잘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렇게 올바른 생각과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있을까? 한 옥에 대한 사 랑과 세상에 한 옥의 아 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꿈꾸는 상운 군의 앞날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Q. 한옥이 좋아서 중앙고등학교에 지원했다고?
 
A. 건설회사에서 일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는지, 어렸을 때부터 건물, 실내 공간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한옥을 좋아해서 한옥을 자주 그렸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여러 학교를 알아보던 중,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해서 주변에 한옥이 많고, 양쪽에 창덕궁, 경복궁, 조금만 내려가면 덕수궁이 있는 중앙고등학교를 접하게 됐다. ‘여기로 학교를 다니면 등하굣길에 매일 한옥을 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잘 모르고 무작정 지원했다. 그때는 우리 학교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라는 것도 몰랐었다.
 
 
 
Q. 개인 SNS 계정에 한옥 그림이 무척 많다.
 
A. 한옥을 그려서 SNS에 업로드하게된 계기가 조금 독특하다. 중학교 3학년 때 내가 그린 그림을 처음 업로드 했고, 운 좋게도 건축 일러스트레이션을 소개하는 해외 계정에(archisketcher) 내 작품이 걸리게 됐다. 뿌듯하기도 했고, 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서 댓글을 살펴보던 중, 한 외국인 건축학도가 자기의 지인인 일본인 건축가를 태그하고 ‘Isn’t it Japanese structure?’라고 남긴 댓글을 보게 됐다. 내 그림은 구조적으로 봤을 때나 디자인 특징으로 봤을 때 분명 한옥인데, 평범한 사람도 아닌 건축을 배우는 사람이 우리 양식의 한옥을 일본 건물로 착각했다는 사실에 조금 화도 났다.
 
생각해보니, 우리가 일본보다는 우리의 것을 알리는 데 뒤처져 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은 한옥보다 일본 건물에 더 익숙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러다간 내 경우처럼 세계의 건축 미디어에서 한옥을 일본의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다는 걱정도 들었다. 그래서 한옥을 그리는 일러스트에서 그치기보다는, 그림을 통해 한옥을 세계에 알리는 데 어떤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빅토리아 양식의 창문 등, 서양의 건축 사조를 옮겨와 한옥에 접목시킨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Q. 본인의 한옥 일러스트만의 특징이 있다면?

A. 한옥을 서양에 알리기 위해 서양의 건축 양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작품 중 빨간 벽돌로 된 그림은 뉴욕이나 브루클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Brick Mansion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옥의 양식과 접목시켰다. 아니면 모래색으로 그린 건물 그림 같은 경우에는 프랑스 파리의 오스만 양식 주택을 차용해서 한옥으로 가지고 왔다던가, 로코코 스타일의 궁궐 그림은 비엔나의 궁전 양식을 관찰하고 한옥으로 옮겨와 그리는 등의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다.
 
또 다른 특징을 꼽자면, 원래는 연필이나 펜으로 소묘만 했었다면 얼마 전부터는 수채화로 스타일을 전향했다. 한번은 영어 수행평가로 경복궁을 찾는 외국인들과 인터뷰하는 과제가 있었는데, 그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던 것은 궁에서 볼수 있는 오방색, 옥색을 중심으로 강렬한 색채감이 현대적인 건축물에 뒤지지 않고 감각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이 색 조합이 우리나라 고유의 색감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현대 미학에 지배받는 우리의 시각에서도 한옥을 감각적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 이런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Q. 인테리어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A. 그동안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보관하려고 했는데, 내 방이 마음에 안 드는 거다. 마침 집에서도 전체 인테리어를 다시 하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내방은 이런 이런 스타일로 해주십사 부모님께 부탁드렸다. 공사 기간에는 다른 곳에 머물다가, 공사가 끝나고 난 뒤에 집으로 돌아오니 내 방이 내가 생각했던 스타일로 디자인되지 않았었다.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있던 시기였지만, ‘직접 갈아 엎어야겠다’는 생각에 직접 페인트를 칠하고 하나하나 가구를 골라 채워갔다. 부모님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유로우신 분들이라 별다른 말씀 없이 잘 지원해주셨다. 사실 부모님의 그런 부분은 나도 잘 이해가 안 가긴 한다. (웃음) 공부도 알아서 하도록 믿어주시는 편이다.
 
 
Q. 어떤 분야로 진로를 정했는지?
 
A. 원래 관심이 있었던 분야는 공간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쪽이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의 청년들은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보다 전/월세의 계약 형태로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조를 바꾸거나 못 하나를 박는 것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간단한 가구, 소품 등을 취급하는 소품 브랜드, 나아가 ‘한옥이 가진 실내 공간에서의 미학’이 반영된 소품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Q. 앞으로는 어떤 그림을 그릴 생각인가?
 
A. 얼마 전 유시민 작가님의 ‘유럽도시기행’이라는 책에서 아테네의 이야기를 읽고, ‘내가 왜 그동안 그리스 건축 양식을 한옥에 접목시킬 생각을 못 했지?’하고 의문이 들었다. 많은 유럽인들은 그리스 문화를 그들의 근원처럼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는데, 우선 가장 가까운 시일 내로 그리게 될 그림은 그리스 신전의 코린트, 이오니아 양식을 한옥 - 정자(亭子)와 접목한 건물이 될 것 같다.
 
 
 
 
 
 
"자동차가 가진 무수한 선과 면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을 좋아합니다."
 
자동차 사진가 백건우
Car Photographer Cuttergun
Instagram: @cuttergun
 
작년 봄, 한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 찍어드립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본인을 ‘고딩’이라 소개하며, 사진을 연습할만한 피사체가 부족해 무보수로 자동차 사진을 찍어주겠다던 내용이었다. 글의 말미에는 차주들이 촬영을 고려해볼 수 있도록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했는데, 그가 찍었다는 자동차 사진은 고등학생의 실력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퀄리티로 커뮤니티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청소년 자동차 사진가 백건우 군은 올해로 만18세, 고등학교 3학년이며, 곧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다.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건우 군은 무척이나 겸손하고 수줍어하며 시종일관 눈웃음을 지었고, 여느 고등학생들처럼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매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무르익어가며 자동차와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의 그는 프로 사진가들만큼이나 진지하고 날카로운 눈빛을 보여주었다.
 
 
Q. 여러 브랜드와 일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A. 카메라 브랜드 니콘과는 스폰서쉽의 개념으로 일을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BMW 코리아, 재규어 랜드로버, KCC 오토, 혼다 코리아, 시트로앵 코리아, 폭스바겐, 현대, 기아자동차 등의 회사와 일을 하고 있다. 신차 발표 시의 SNS 마케팅용 사진 촬영이라던가, 브로슈어용 사진 촬영을 하기도 했다. 사실 모든 자동차 회사는 신차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디자인을 최대한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데, 나는 차가 발표되자마자 가장 먼저 볼 수 있고, 또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서 좋다.
 
 
Q. 멋진 자동차 사진을 만들어내는 특별한 팁이 있나?
 
A. 유명한 사진 작가분들의 차량 사진을 보더라도, 보정 전의 원본 사진을 보면 생각보다 멋지지 않은 경우도 많다. 자동차 사진에 있어서 그만큼 보정이 중요한 것 같다. 사진을 보정할 때는 자동차 고유의 색을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차의 분위기, 컨셉, 디자인을 고려해서 로케이션, 시간대를 잡는다. 사실 차량을 촬영하고 보정하는 시간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생각하는 기획의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차도 하나의 이야기니까.
 
 
Q. 차도 하나의 이야기다?
 
A. 각 브랜드의 차종마다 표방하는 이야기가 있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의 그랜저는 4, 50년 동안 우리나라의 국산 고급 차 역할을 해왔고, 가장들이 제일 선호하는 차종이다. 그러면 그랜저를 촬영할 때는 조금 가족적인 분위기로 컨셉을 연출하고, 따뜻한 색감을 사용하던가, 집이나 나무가 같이 등장하는 로케이션에서 촬영을 한다던가.
 
 
Q. 진로는? 사진 전공 예정인가?

A. 사실 오늘이 대학 원서 접수 마감일이다. 여러 대학의 사진학과에도 지원을 했고, 그 외에도 워낙 하고 싶은 것이 자주 바뀌는 편이라 자유 전공 쪽으로도 원서를 제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꼭 자동차 사진이 아니더라도, 건축 사진 등 여러 분야의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사진 일을 쭉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사진만 하고 싶진 않다.
차주헌 기자
ixd.jhch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