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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ckage Design, 익숙해서 디자인 같지 않았던 것들 II

패키지 디자인을 파해치다 ②
Seoul, Korea

ⒸOIMU

 

독자 여러분은 혹시 마트나 편집샵에서 내용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혹’해서 무언가를 사본 적 있는가? 아마 대부분 그런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매대 위 상품 패키지가 너무나도 내 취향이라 그랬을 확률이 높다. 우리는 온통 상품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살고 있고, 이 많은 상품들은 저마다의 옷을 입고 “나를 사주세요!”, “나를 고르세요!”라고 외치는 것만 같다. 패키지 디자인은 ‘기능주의의 양식화된 형태’라 볼 수 있다. 패키지 디자인의 주요 기능이라 함은 상품의 운반, 보호, 제공을 의미한다. 이때 패키지 디자인에 더해지는 장식적인 요소들은 구매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느낌’을 전달한다.

 

ⓒBrandon Archibald, SIMMETRIA

 

기술의 발달로 어지간한 생활용품들은 비슷한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최종 단계는 패키지 디자인인 것이다. 식음료 외에도 어떤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이 우리의 지갑을 열고 있을까?

IXDesign 12월호 테마에서는 11월호에 미처 소개해드리지 못한 패키지디자인 이야기를 이어 가보려 한다.

 

 

 

Cosmetics Package Design ● Elfrosa

 

Ⓒ Pica Packaging Design Lab, Elfrosa

 

화장품의 경우 특히 감각적인 패키지 디자인이 필수적이다. 타겟이 되는 구매층이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은 고객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뷰티/코스메틱 브랜드 Elfrosa는 벽이 높은 화장품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특히 패키지 디자인에 주의를 기울였다. 푸른 병에 담긴 화장수 제품은 정교하고 아름다운 르네상스 스타일의 패키지 디자인을 입었다. 실버 컬러에 정교한 양각으로 새긴 일러스트레이션은 지속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Elfrosa의 브랜드의 철학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장미는 화장수 제품의 베이스로 사용된 장미의 종 Rosa Damascena를, 잠자리는 상품에 이끌리는 여성들을 모티브로 ‘요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감각적인 장치는 박스를 열면 장미꽃처럼 펼쳐지는 속 포장과 그 중심의 화장수 제품. 숍에서 제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가져와 포장을 열어보는 순간까지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다.

 

 

 

Cosmetics Package Design ● AMORE PACIFIC

 

ⓒAmore Pacific, Hera Holiday Collection

 

Ⓒ AMORE PACIFIC, RAREKIND

 

국내 최대의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 역시 자사 브랜드의 패키지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시즌마다 꾸준히 기획 패키지를 출시하는 아모레퍼시픽의 2019 f/w 신규 런칭 제품은 RAREKIND ‘Ready To Crush’와 HERA Holiday Collection ‘Roll The Dice’. ‘Ready To Crush’라인은 손쉽게 글리터링 메이크업을 연출해주는 아이 섀도우 5종과 립 제품 2종이다. 초콜릿 바를 연상시키는 글리터 골드 패키지에 담아 연말 선물용으로도 잘 어울린다. 한편 HERA의 ‘Roll The Dice’ 컬렉션은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총괄 그래픽 디자이너 Annie Atkins와의 컬라보레이션으로, 80-90년대 놀이동산에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강렬한 레드, 그리고 스카이블루 컬러가 만나 클래식하고 레트로하면서 센슈얼한 코스메틱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인다.

 

 

 

Tools Package Design ● SIMMETRIA

 

Ⓒ Brandon Archibald, SIMMETRIA

 

Ⓒ Brandon Archibald, SIMMETRIA

 

화장품 패키지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이제 미용 도구 패키징에 대해 살펴볼 차례. 눈(雪)의 결정이 완벽한 대칭을 이룬다던가, 벌집의 육각형이 서로 아름다운 대칭을 이루듯, 잘 정리해 양쪽이 똑같이 닮은 눈썹이나 매끈하게 다듬은 양손의 손톱 등, ‘대칭’이란 미용의 세계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우크라이나 최대 미용 도구 생산업체 SIMMETRIA는 이점에 주목해, 그들의 미용 도구 상품 패키지에도 완벽한 대칭을 적용했다. 민트 그린 컬러의 반원형 패키지와 세 개의 삼각형 패키지를 모으면 단발머리의 도도한 숙녀를 닮은 SIMMETRIA의 로고가 된다.

 

 

 

Mothball Package Design ● Beautiful Life

 

ⒸPica Packaging Design Lab, BeautifulLife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의 표현은 얼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옷을 사고도 매번 ‘입을 옷이 없다’며 한탄한다. 세상에는 어쩌면 그렇게 예쁜 옷이 많을까? 내 장바구니 속 옷들을 싸그리 결제해서 옷장에 가득가득 채우면 정말 소원이 없겠다. 그런데 새옷 말고 이미 가지고 있던, 수십 만원짜리 코트, 패딩, 스웨터들은 옷장 속에 잘 보관하고 계시는지? 이번에 소개할 패키지 디자인은 일명 ‘좀약’, ‘나프탈렌’ 상품 패키지다. 어쩌면 이미지만 보고 고급 차(茶)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만큼 생활용품 패키지에는 이렇게 세련되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보기가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옷장 속에서 우리의 예쁜 옷을 지켜주는 나프탈렌도 이제는 예쁜 옷을 입을 때가 됐나보다. 패키지 디자인을 맡은 중국의 Pica Packaging Design Lab.은 “나프탈렌 패키지는 규제도 많고 대부분이 비슷하다. 우리는 이런 부분에서 상품 패키징의 차별화를 두고 유구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정통성을 표현하고자 했다.”라 밝혔다.

 

 

 

Lighting Package Design ● Atmoss

 

ⒸEvangelisti y Cia, Atmoss

 

갑자기 방에 조명이 나가면 동일한 규격, 사이즈의 제품을 찾고자 수명이 다한 조명을 그대로 들고 마트로 가본 적 있는가? 이번에 소개하는 패키지 디자인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스페인 최대의 조명 브랜드 Atmoss는 자사의 모든 조명 상품 패키지를 새로 디자인했다. 목표는 일반 소비자와 소매상, 혹은 전기 작업자들의 업무 효율을 증진하는 것. 기존 패키징은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기재되어 있어 브랜드의 통일성이 느껴지지 않았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Atmoss의 브랜딩/패키지 디자인 전체를 일임받은 Evangelisti y Cia는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이고, 브랜드의 전 상품 라인업이 통일감이 느껴지도록 전체 패키지 디자인을 선보였다.

 

ⒸEvangelisti y Cia, Atmoss

 

전 상품은 블루 컬러로 통일했고, 박스에 사진을 추가하는 것보다도 더욱 효과적으로 사양을 알아볼 수 있도록 간결한 화이트 컬러의 라인으로 내용물을 묘사했다. 박스를 살펴보면 위에서 본 모습, 측면에서 본 모습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더 이상 불이 나간 전구를 들고 마트를 누빌 필요가 없도록 했다. 전기 작업자들이 모든 조명 박스를 풀어보느라 낭비하는 시간을 줄인 것도 Atmoss 패키징 디자인의 여러 장점 중 한 가지라 할 수 있다.

 

 

 

Match, Eraser, Daily goods ● OIMU

 

ⒸOIMU

 

지난 7월 인센스 스틱을 통해 이미 소개해드린 바 있는 OIMU는 현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스튜디오다. 평소 편집숍이나 소품숍을 자주 찾는 이들이라면 OIMU의 상품을 본 적 있을 것이다. 에디터도 OIMU의 모든 제품들을 하나씩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OIMU 상품들의 패키지 디자인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손이 가더라. 패키지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구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사실 인센스 스틱은 대중적인 일상 용품이 아니다.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리니까. 우리가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지우개도 시중에 경쟁자들이 너무 많다. 성냥은 이제 쓰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 고급이거나 일회용인 라이터를 사용할 테니 말이다.

 

Ⓒ OIMU

 

그럼에도 우리가 OIMU의 상품에 이끌리고 구매를 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디자인, 잊혀져 가는 문화적 가치와 사양화된 2차 산업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OIMU의 철학이 패키지 디자인에서부터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추억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법이고, 과거를 회상시키는 아이템은 항상 대중의 호평을 받아왔으니 말이다.

 

 

 

Credit Card Package Design ● the Book by Hyundai Card

 

ⒸHyundai Card

 

국내 신용카드 시장에서 현대카드가 써 내려간 신화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겠지? 업계 꼴찌 수준의 현대카드가 국내 대표 신용카드 브랜드로 발돋움한 이야기라든가, 한국 신용카드 업계에 디자인의 바람을 불어넣었다든가 하는 이야기 말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현대카드의 카드 패키지 디자인은 또 다른 놀라운 이야기다. 몇 달 전 현대카드가 새롭게 선보인 프리미엄 카드 ‘블랙the Black’, ‘퍼플the Purple’, ‘레드the Red’ 라인은 신용카드를 신청하고 받아보는 일상적인 과정을 선물을 받는 듯 설레는 이벤트로 만들었다.

 

ⒸHyundai Card

 

Ⓒ Hyundai Card

 

새로운 프리미엄 카드 패키지는 ‘더 북the Book’이라 불린다. 말 그대로 한 권의 책이 신용카드의 패키지 디자인이 된 것이다. 각각의 더 북the Book에는 카드마다 어울리는 컨텐츠가 구성되어 있으며, 디자인과 레이아웃 역시 각 컬러의 아이덴티티를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더 북the Book 카드 패키지 디자인 프로젝트는 영국의 디자인 스튜디오 Made Thought, 작가 Jonathan Openshaw와 컬라보레이션으로 완성됐다.

차주헌 기자
ixd.jhcha@gmail.com